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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쏘아 올린 ‘주7일 배송’…택배업계는 몸살 중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5-04-27 18: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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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이어 한진 가세, 롯데도 뛰어들 듯…노조 ”건강·휴식권 보장해야“

한진 본사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전국택배노조 김찬희 한진본부장


택배업계가 주 7일 배송 서비스 확산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27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주7일 배송·새벽 배송을 앞세워 급성장한 뒤 CJ대한통운이 올해 1월부터 주7일 배송을 시작했다. 

 

이어 한진도 27일부터 수도권과 전국 지방 주요 도시에서 주7일 배송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롯데택배를 운영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주7일 배송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는 "고객의 니즈(수요)를 조사하고 있다"며 "비용 등도 따져야 한다. 언제 하는 것이 효율적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택배업체들이 주7일 배송사업에 나서는 것은 휴일 배송 수요가 높은 홈쇼핑,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유통업계가 주7일, 당일 배송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고객사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두들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고객 서비스 제고와 생존하기 위한 방안으로 휴일 배송이 불가피해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송 서비스 확대를 두고 근로자들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는 지난 24일부터 한진의 주7일 배송사업 시범운영 계획에 반발해 한진 본사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김찬희 택배노조 한진본부장은 이날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며 택배 차량에서 숙식할 계획이다.

 

노조는 "그간 우리는 주7일 배송 자체에 반대하지 않고, 사측과 택배 노동자 건강권 보장에 대해 협의하자고 요구했으나 무시당했다"며 "원청이 노동조합을 무시한 채 (계획을) 강행하기 때문에 주7일 배송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향후 한진택배 현장에서 벌어질 모든 혼란의 책임은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주7일 배송을 강행한 원청에 있다"며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원청은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1월에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기본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롯데택배 전국대리점 협의회와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기본협약에는 공휴일 배송 도입을 위해 노조와 힙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택배가 주7일 배송을 추진할 경우 노조 측과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시 갈등이 예상된다.

 

롯데 측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해당 협약 내용을 근거로 근로자들이 법적 분쟁을 제기할 수 있다.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배송 속도 경쟁 속에서 주7일 배송 자체를 무조건 반대할 생각은 없다"며 "다만, 배송 속도 경쟁보다 우선할 것은 택배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주 7일 배송 서비스는 기존 택배회사들이 운영하던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근무 형태가 달라진다"라며 "대리점 측에서는 비용문제 때문에 추가 인력 채용을 꺼리고 있는 반면, 고객사들은 주7일 배송을 원하고 있어 이를 합의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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