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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 5개 대형 운송사 배만 불렸다?…운송마진 28.8% 증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4-10-24 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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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제도 본래 취지 훼손”

현재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 대신 가이드라인 성격의 ‘표준운임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를 중심으로 안전운임제 재도입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안전운임제가 대형 운송사들의 이윤 증대에만 기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5개 대형 운송 기업(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현대글로비스‧코레일로지스)의 안전운임제 시행 전과 후의 운송마진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엄 의원이 이들 5개 대형 운송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안전운임제 시행 전인 2019년 운송마진이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당 1510만 원에서 2022년 1950만 원으로 28.8% 증가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때인 2020~2022년 시멘트·컨테이너에 한해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화물 운송시장의 자유로운 가격 결정을 저해하고, 운임 상승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안전운임제는 화주가 운송사업자에게 '안전운송운임'을, 운송사업자는 화물차주에게 '안전위탁운임'을 지급하도록 강제했다. 운송사의 경우 화주에게 지급받은 ‘안전운송운임’과 화물차주에게 지급하는 ‘안전위탁운임’ 간의 차액이 이윤이 된다.

 

5개 대형 운송사의 TEU당 이윤은 2019년 1510만 원에서 안전운임제 시행 첫해인 ▲2020년 1740만 원 ▲2021년 1810만 원 ▲2022년 1950만 원으로 매년 상승했다. 결국 5개 대형 운송사가 3년 동안 99억 6000만 원에 달하는 운송 이윤을 더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의 TEU당 운송 이윤은 2019년 1090만 원에서 2022년 1680만 원으로 5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43%(1700만원→2430만원), 한진은 37%(1500만원→2040만원) 증가했다.

 

반면 연간 운송량이 작은 코레일로지스는 TEU당 운송 이윤이 2019년 3320만 원에서 2022년 3290만 원으로 감소했다. 운송 마진율을 일률적으로 보장한 안전운임제로 인해 규모가 큰 대형 운송사일수록 더 많은 이익을 챙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안전운임제 시행 3년간 운송 이윤을 남기지 못했다. 이는 정부가 화물 운송을 중개하는 포워딩 기업은 운송운임과 위탁운임을 동일하게 책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 대신 가이드라인 성격의 ‘표준운임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내용의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엄태영 의원은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의 운임을 보장해 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안전운임제가 시장을 왜곡한다”며 "반기업 정서가 강한 민주노총이 대기업 운송사의 이윤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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